하루에 한번 이상 바보짓을 안하면 김민정이 아니다. 간밤엔 알람을 오프로 해놓고 잤더라. ㅡ.ㅡ 다행히 7시 전에 눈이 떠졌다. 씻고 어제 혜진샘이 챙겨준 사과랑 치즈 등을 먹고 준비해서 길을 나섰다. 먼저 타운홀을 가려고 했는데 반대방향으로 가는 바람에 엉겁결에 로마스트리트역의 위치를 알게 되었다. 이건 바보같은 일의 좋은 결과라고나 할까? 내일 어차피 이 역을 와야 하니 미리 예습한 셈이다. 근데 내일 엄청난 일이 벌어질 예정이다. 그건 다음 장에...
2층에는 브리즈번 트랜짓센터가 있었는데 안에는 휑하니 별건 없었다.
- 여기가 브리즈번 트랜짓센터(1층에 지하철역이 있다)
- 트랜짓센터 구름다리에서 바라본 브리즈번 시내
다시 반대방향으로 걸었다. 지도를 보면 분명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린데 내가 이렇게 지도를 볼 줄 모르는 인간이었던가.. 몇번을 둘러서 겨우 타운홀에 도착했다. 타운홀은 시계가 붙어있는 옛날 건물이었는데 15분마다 종이 울렸다. 메레세데스벤츠에서 홍보행사를 하는지 타운홀광장 한가운데 떡하니 까만 천막같은 걸 치고 있는 모습이 별로 보기에 좋지는 않았다.
타운홀 다음으로는 안작스퀘어를 가보았다. 옛날 호주를 위해 싸우고 전사한 군인들을 기리는 곳이라는데 거기가 안작스퀘어라고 가르쳐주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 정도로 별건 없었다. 원형의 성전같은 곳인데 중간에 불이 타오르는 정도? ㅋ
다음으로는 이글스트리트 피어를 갔다. 안작스퀘어에서 거리를 쭉 따라 내려가면 되었는데 걸으면서 이질감, 부러움, 배아픔을 느꼈다. 회사건물이 많은 동네였는데 회사원들이 커피를 테이크아웃해서 들어가거나 아니면 아예 건물 앞에서 커피 하나씩을 들고 담소를 나누는 모습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아니 출근을 했으면 일을 해야지 왜 다들 커피를 마시고 있는 거야? 우리나라에선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 아닌가? 점심시간도 아니고 아침시간에 말이지.. 호주는 커피타임이 따로 있나? ㅎㅎ 우리나라도 근무시간 내 커피타임을 만들고 주25시간 정도로 근무시간을 줄여달라!!!!
이글스트리트 피어는 저녁에 연인들이 데이트하러 나오는 장소로 유명하다는데 그에 맞게 레스토랑이랑 술집들이 강 앞에 쭉 있어서 저녁에 야경도 보고 식사하기에 적당한 장소인 것 같았다. 아침시간엔 운동하러 나온 사람들도 많았다. 날씨 좋고 공기 좋고 강물은 햇빛에 반짝이고 나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이럴 때야말로 여행의 참맛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아무 생각 없이 강변을 따라 걸으며 사람구경, 경치구경 하다가 보타닉가든으로 향했다. 브리즈번의 보타닉가든은 그렇게 규모가 크지 않아서 아담하면서도 친근한 느낌을 갖게 했다. 바로 옆엔 대학교건물이 있어서 대학생들이 잔디밭에 앉아 토론하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한낮이 되어갈수록 날씨가 조금 더워져서 벤치에 앉아서 좀 쉬다가 강남(?)으로 넘어가기로 했다. 강남이란 박물관이랑 미술관, 인공해변이 있는 바로 사우스뱅크다. 보타닉가든 끝에 보행자 전용다리가 있어서 다리를 건너 사우스뱅크로 넘어갔다.
- 보행자 전용다리(Pedestrian Bridge)
도심 한가운데에 저렇게 인공해변이 만들어져 있어서 가족 단위로 놀러나온 사람들이 많았다. 어린이들은 물에서도 놀고 모래놀이도 하며 아주 즐거워보였다. 난 그냥 바라보기만 해도 너무 예뻤다.
이제 갤러리랑 박물관을 한번 둘러볼까? 둘다 무료입장이라서 미술과 역사에 문외한 나이지만 가보기로 했다.
갤러리를 보고나자 급 허기가 몰려와서 박물관 가기 전 노천카페에서 샐러드 한 접시를 사먹었다. 바게뜨빵이 좀 짰지만 꿀떡꿀떡 먹었다. 호주에는 유독 노천카페들이 많은데 식사할 때면 어김없이 비둘기 등 온갖 새들이 날아온다. 위생상 좋지 않아 보이는데 호주 사람들은 전혀 개의치 않는 듯 했다.
- 영락없는 여행자 모드
박물관 구경까지 다 마치고 이제는 다시 강북으로 넘어갈 차례다. 올때는 보행자다리로 넘어왔으니 갈때는 빅토리아다리를 건너야겠다. 퀸즈쇼핑몰 가서 선물가게도 들르고..
쇼핑몰에서는 창우네랑 현영이 줄 티셔츠를 샀다. 코알라그림이 있는 귀여운 티셔츠였는데 3장에 3.99달러였으니 가격만족이다. ㅎㅎ 그 외엔 별로 살게 없어서 다른 사람들 선물은 또 고민으로 남겨뒀다. 시드니 넘어가서 사야겠다.
저녁엔 요 라자냐 녀석때문에 고생 좀 했다. 호텔에 전자렌지가 없어서 근처 세븐일레븐 전자렌지를 이용하러 갔는데 전자렌지 성능이 최강출력이었던지 1분 30초만에 랩이 다 녹아버려서 알바생 눈치 못채게 전자렌지 청소한다고 식겁을 했더랬다. 그래도 혜진샘이 정성스레 만든 건데 랩 다 떼어내고 맛나게 먹었당.
내일은 시드니로 넘어가는 날이다. 학교에 있을 땐 그렇게도 안가던 시간이 이곳에서는 1분이 한시간처럼 지나가는 이유는 도대체 뭘까? 브리즈번의 마지막 밤을 마무리하며 시드니에서 또 멋지게 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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