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번 해봐서 어느정도 무뎌지긴 했지만 혼자하는 여행은 긴장이 되기 마련인가 보다. 태화로터리 리무진을 탈 때부터 설렘 반, 긴장 반으로 심장이 두근두근대기 시작했다. 비행기출발이 8시. 김해공항에 도착한 시간이 6시 반. 시간적으로 딱 좋았다. 앞으로 3시간씩 일찍 가서 기다리고 그럴 필요가 없겠더라. 수속하고 짐부치고 면세점은 본둥만둥 하다가 좀 앉아있으니 탑승시간이 되었다. 홍콩까지 드래곤에어를 탔는데 그 기종만 그런 건지는 몰라도 발이 땅에 안닿을 정도로 좌석이 높아서 엄청 불편했다. 홍콩에 내려서 잠깐 시간 보내고 transfer했다. 호주까지는 캐세이퍼시픽 뱅기. 다행히 복도쪽 좌석이었다. 최신영화로 Epic이 있길래 감상하고 샤이니음악이 미컨미, 미컨유 앨범 둘다 있어서 몇번이나 반복해서 들었다.
비행기 안에서는 내 기분을 상당히 좋게 해준 소년이 있었다. 화장실이 다 차있어서 기다리고 있을 때 인도풍의 중학생 정도 되어보이는 남자아이가 - 나보다 한발 먼저 화장실을 이용하러 온 아이였는데 - 활짝 웃는 얼굴로 나한테 순서를 양보하는 것이었다. 나는 당연히 그 소년이 들어갈 줄 알았는데 나한테 양보를 해서 놀랐고 흐뭇했다. 나 또한 동방예의지국 사람인데 순서를 어길 순 없어서 그 소년에게 먼저 들어가라고 했고 그 소년은 자꾸 나한테 먼저 들어가라고 하고.. ㅋㅋ 잠시의 기분좋은 실랑이를 하다가 결국은 그 소년을 먼저 들여보냈다. 나이는 어려도 Lady first의 개념이 확고한 매너남이잖아 ㅎㅎ 짧은 순간이었지만 소년의 미소와 마음이 어찌나 이쁘던지 자리에 와서도 계속 흐뭇했다. 술집인 양 승무원에게 계속 술을 주문하던 앞좌석 커플때문에 약간 못마땅한 마음이었는데 그 소년의 매너 하나로 아주 즐거운 비행이 되었던 것 같다.
드디어 호주 도착. 조혜진선생님을 만났다. 입국심사받고 짐찾고 나오는 동안 혜진샘은 로비랑 근처 쇼핑몰에 있다가 공항으로 나를 데리러 왔다. 정말정말 반가웠다. 오랜만에 만나서 그런것도 있지만 타지에서 아는 사람을 만나서 안전하고 편하게 숙소로 갈수 있다는 게 정말 안심이 되었다. 먼저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마운틴쿠사로 야경을 보러갔다. 체크인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문제가 있었는데 혜짐샘의 유창한 영어로 해결이 되었다. 약간의 문제라는 것은 15층까지 엘리베이터가 운행되는데 16층 방을 준 것, 뭐 그것까지는 아무 문제 없었는데 막상 방을 가보니 침대정리가 안되어 있었다. 내려와서 직원에게 얘기하니 미안하다며 15층 침대 2개 방으로 바꿔주었다. 물 한병 제공에 24시간 인터넷서비스까지 해준다며.. 결과적으로 나는 노트북이 없었기 때문에 인터넷서비스는 해주나 마나였지만 어쨌든 혜진샘 덕분에 쪼금 더 넓은 방을 얻을 수 있었다. 글쎄.. 나 혼자였다면 클레임을 걸 수 있었을까? 근데 우리가 그러는 동안 로비는 영문도 모른 채 주차장에서 기다려야 했고 혜진샘은 로비한테 약간의 잔소리를 들었다. 중간에 전화했을 때 왜 사정을 얘기해주지 않았냐고.. ㅋㅋ Rob. 어떤 상황에서도 할말은 하는 스타일이다.
야경을 보러 Mt. Kutha에 갔는데 올라가는 길이 꼭 마우나오션리조트 올라가는 길 같았다. 주차장도 너무 아담해서 실망하려는 찰나 멋진 야경이 펼쳐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공기가 참 맑고 시원했다. 오늘도 한국은 얼마나 더울까 생각하니 내가 호주에 있다는 사실이 너무 고마웠다. 야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내일을 약속하며 혜진샘과 헤어졌다. Thank you 혜진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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